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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Insight

Retro Creative

 

“오래된 것에서 영감을 가져와야 해요. 엉뚱한 고전이나 30년 전에 흘러간 노래를 가져온다거나 해야 하죠”

 

최근 여행을 다니며 잡학을 나누는 프로그램에서 한 소설가가 한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것은 최신의 것에서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시간이 지난 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힘주어 얘기했습니다. 

 

또 래퍼 지코는 한 토크쇼에서 최근 즐겨 듣는 음악으로 이은하의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꼽았습니다. 트렌드에 지배당하는 창작활동에서 벗어나 뒤로 돌아가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패션모델을 비롯한 많은 패션니스타들은 ‘빈티지’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을 착장해 보았자 트렌드를 이끌 수 없고 오히려 지나간 패션 아이템 - 빈티지한 옷과 소품들이 자신을 트렌드 리더로 만들어 준다는 판단에서겠죠.

 

최근 저희 SM C&C 광고사업부문에서 제작한 11번가의 휴대폰샵 런칭 캠페인 <개편한 11번가 휴대폰샵> 광고캠페인은 가장 최신의 상품인 휴대폰을 소재로 80대 느낌을 물씬 풍기는 스타일의 크리에이티브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움을 어필해야 할 필요성이 강한 광고계에서도 지나간 트렌드 혹은 고전을 활용하는 사례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광고캠페인 사례를 통해 레트로(Retro) - 혹은 고전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팁을 얻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Canal – Portatech

 

 

몇십 년 전, TV가 잘 나오지 않아 TV의 뒤통수를 때려본다거나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어 서둘러 집에 들어갔던 시절이 있는데요. 그 후 아직 이동하면서 TV를 볼 수 없었던 시절에는 DMB가 처음 나왔을 때 혁신이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죠. 반면 오늘날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데요. 프랑스 방송사 Canal은 TV 시청 문화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소개하며 자사 IPTV서비스를 알렸습니다.

 

 

 

1980년 당시 가정 평균 TV가 한 대뿐이던 시절엔 컬러TV한 대 값에 작은 TV 두 대를 판매하는 전략이 유행했다고 하는데요. 리모컨 하나를 두고 어느 것을 볼 건지 다투던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었죠. 카날은 TV 1대 값에 2대를 판다는 내용의 1980년대 광고 영상을 보여주다가 중간에 “오늘날 TV는 어떤가요?”라고 묻는데요. 스마트 태블릿, 스마트폰, TV 등에서 각기 다른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죠.

 

 

이번 캠페인은 1980년대 당시 TV를 사용했던 모습들을 주제로 한 여러 편의 아날로그 광고를 만들었는데요. 녹화 기능이 담긴 VCR 광고, VCR이 내장된 TV 광고, 비디오 대여점 광고 등 80년대의 TV 사용 행태를 광고로 반영하며 제시간에 녹화를 못하면 방송을 놓쳐 볼 수 없거나, 이동 간 TV를 볼 수 없어 차량 내 TV를 설치하는 것이 혁신적이었던 당시 TV 사용 문화와 고충들을 소개했죠.

 

한편 오늘날 우리가 TV를 사용하는 모습은 사뭇 다른데요.  IPTV,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TV를 시청할 수 있으며, 지난 방송도 다운 받을 수 있어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죠. 이번 캠페인은 과거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웠던 중장년층에게 그 때 당시에 비해 얼마나 TV 사용이 편안해졌는지 일깨워주고 청년층들에게는 TV 방송국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알려주며 IPTV 서비스를 알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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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 The Original Colonel

 

 

 

제품의 기술적 혁신만큼이나 브랜드의 고유성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는 롱런하는 브랜드들에게 꼭 지켜야 할 사항인데요.

KFC는 오리지널리티를 지키기 위해 창립자인 콜로넬 샌더스를 브랜드의 마스코트로 삼아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왔죠. 한편 콜로넬의 별세 이후 공석이었던 마스코트 자리를 지난 3년간 콜로넬을 닮은 모델들로 섭외해 캠페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던 KFC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앞으론 KFC 창립자이자 오리지널 콜로넬인 ‘콜로넬 할란드 샌더스(Colonel Haland Sanders)’만을 캠페인에 등장시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KFC는 30년 전 실제로 방영했었던 광고 영상들의 클립과 새롭게 찍은 영상 클립들을 믹스한 후 오래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이즈 효과를 입혔는데요. 원조 콜로넬이 등장했던 과거의 광고 영상 속에 현재 콜로넬 역을 하고 있는 놈 맥도날드와(Norm Mcdonald)와 리뉴얼한 치킨 버킷을 자연스럽게 함께 보여줬습니다.

 

영상에서 현재 모델인 놈 맥도날드는 콜로넬 샌더스가 아이들과 즐겁게 치킨을 먹고 있는 모습을 나무 뒤에 숨어서 구경하는데요. 이에 내레이션이 “아무도 오리지널을 이길 수는 없죠, 제 아무리 콜로넬처럼 분장을 해도 콜로넬이 될 수 없는 놈 맥도널드처럼요”이라고 하자 놈 맥도날드가 서운해하는군요. 다시 내레이션이 “농담이야 놈, 너도 멋져”라고 하자, 놈도 웃으며 영상이 훈훈하게 끝납니다.

 

KFC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조지 펠릭스 KFC 미국 광고 총괄은 “우리는 지난 3년간 지금까지 훌륭한 콜로넬 대역들 덕분에 정통 콜로넬 할런드 샌더스와는 또 다른 매력들을 선보일 수 있었으나 역시 콜로넬의 역할은 콜로넬 밖에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197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콜로넬 샌더스를 현대 기술을 통해 21세기로 다시 불러들였죠”라고 밝히며 오리지널 콜로넬의 재등장을 선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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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 Computer Show

 

 

프린터,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핵심은 바로 최신 기술인데요. 신제품이 출시되면 최신 기술의 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뒤쳐진 경쟁사 모델과 비교를 하거나 상품 고유의 USP(Unique Selling Point)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죠. 한편 HP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자사의 최신 프린터를 알렸는데요. 바로 1980년대 유행했던 컴퓨터 관련 방송 프로그램인 컴퓨터 쇼(Computer Show)을 되살려 자사 제품을 등장시키면서 말이죠.

 

컴퓨터 쇼의 호스트 MC인 개리 페이버트(Gary Fabert)와 패널인 리네 고니스(Linette Gornis)는 HP의 직원 두 명을 초청해 프린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요. 개리는 HP 직원들 앞에서 연속 출력 가능한 흑백 프린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HP의 무선 프린터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누가 더 먼저 인쇄를 마치는지 프린터 간 속도 대결을 해보자고 합니다. HP 직원은 스마트폰으로 출력을 명령해 순식간에 개리의 컬러 사진을 인쇄해내는 반면 개리는 한참이 지나서야 흑백 출력물을 인쇄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 쇼는 1980년대 미국 TV프로그램인 컴퓨터 크로니클(Computer Chronicle)을 패러디한 유튜브 채널로, 1980년대 영상 속 특유의 노이즈와 신디사이저로 만든 배경음악까지 과거 컴퓨터 크로니클을 완벽히 재현해 유튜버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죠.

 

HP는 자사 최신 프린터의 페이지 와이드(Page Wide) 기능을 재치 있게 소개하고자 컴퓨터 쇼 팀에 연락해 스폰서쉽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요. HP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컴퓨터 관련 기술 및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며 중간 중간에 유머를 섞은 컴퓨터 쇼의 방송 특징을 파악하고 프린터의 기술적 우수성과 편의성을 어필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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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Gerrard팀 채용준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