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를 향한 세가지 물음
-'옳은가','다른가','쉬운가'
* * *
아직까지도 디지털이다, ATL이다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밖에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전문가인 광고인들이 아직까지 구분하고있는 게 현실이라니. 특성이 다를 뿐 구분은 있을 수 없다. 미디어가 구분이 되어있을 뿐, 광고가 노려야 할 핵심과 세일즈도 같다. 서로의위치에서 역할을 나눌 뿐이고 더 어려운 환경과 조건이 더 있을 뿐, 그 외의 모든 것이 같다.
광고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그래서 광고에는 인간미가 있고 아날로그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그릇이 공중파 건 케이블이건 디지털이건 말이다. 또 다른 미디어일 뿐이지 스토리텔링을 풀고 핵심을 잡아 세일즈를 또는 브랜드 호감도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은 같을 것이다.
불필요한 관심이 여전히
크리에이티브 주위에 가득하다. 많은 광고계 선배들이 경험했고 현재 나도 경험을 하고 있지만, 크리에이티브에 ‘감 놔라 콩 나라’ 훈수 두는 환경에선 절대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그런 환경에서도 결과물이 정말 좋았다면 그것을 집도했던 사람은 광고의 신일 것이다.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나온다고 확신한다. 클라이언트가 대행사를 신뢰하고, 전략이 기획을 신뢰하고 기획이 제작을 신뢰하고, 제작이 전략과 기획을 신뢰하고 기다려준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올 것이다. 신뢰가 답이다.
좋은 크리에이티브의 적
은 타협이고 눈치다. ‘이 정도면 괜찮네··· 그냥 적당히 정리하고 감독에게 넘길까?’ 타협하는 순간, 좋은 광고는 태어날 수 없다. 타협의 유혹은 수시로 찾아온다.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PPM, 촬영, 편집, 녹음 등 제작의 매 단계마다 찾아오는 타협을 뿌리쳐야 한다. 오직 좋은 결과물을 위한 끊임없이 열정만이 좋은 광고로 보답하기에.
‘옳은가', ‘다른가’, ‘쉬운가’.
크리에이티브를 펼칠 때나 리뷰를 할 때 모두 되뇌는 세 문장이다. 예전 어느 선배의 자리에 붙혀져 있던 글이기도 했다. 아이디어가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길인가? 남들과 다른 생각과 전략으로 접근한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어렵지 않고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가? 이를 되짚어 보지 않으면 광고는 산으로 가고 우리의 노력과 소중한 광고주의 예산이 먼지처럼 흩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크리에이티브의 관점에서
2018년을 돌이켜보면 운이 참 좋았던 시기였다. 그 첫 단추는 바로 수용도가 넓은 클라이언트를 만난 것. 좋은 아이디어를 보는 안목, 용기 있는 선택, 그리고 대행사를 믿어 주는 ‘멋진 클라이언트’를 만났기 때문에 ‘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제작 과정에서 무뎌지지 않고 끝까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생명력은 촬영 현장에서는 다른 고민보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디테일을 위한 생각을 더욱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2018년 많은 이들에게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은 크리에이티브가 태어났다. 그것이 바로, '배스킨라빈스 -왕의 선물'이었다.
▲ SM C&C 광고사업부문 Gerrard팀에서 만든 '배스킨라빈스 - 왕의 선물'편
‘배스킨라빈스 - 왕의 선물'은
2017년에 첫 선을 보였다. 아이스크림과 사극이라는 이질적 조합으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 번째 광고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도 사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래서 더욱 오기가 생겼다.
2017년의 1편에서 더 고민하고 보완하고 싶었던, 추석 시즌에 배스킨라빈스의 세일즈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심고 싶은 오기였다. 그 전략의 핵심은 그냥 남들이 하는 흔하고 뻔한 햄, 김, 참치, 홍삼과 같은 추석선물이 아니라, 온 가족이 좋아하는 좀 더 센스 있는 선물로서 배스킨라빈스 추석 선물을 인지시키고 싶었다.
성공이었다.
디지털 매체에서 소비자들이 카카오톡, SNS, 커뮤니티에 자발적으로 공유했고 난리도 아닌 호응이 이어졌다. 그 난리의 상징적 징표는 배스킨라빈스 왕의 선물 편의 ‘유튜브 광고 구글 리더보드’ 본상 수상이었다. 구글은 단순 광고에 의한 조회 수가 아니라 네티즌들의 자발적 클릭-오가닉 뷰를 기준으로 리더보드를 선정한다.
가장 인상적인 평가는 ‘배스킨라빈스 광고를 보니 추석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는 어느 네티즌의 댓글이었다. 단 2년 만에 단 2편의 광고로 애뉴얼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함과 뿌듯함, 그리고 보람됨을 느낄 수 있었다.
광고인과 광고주, 광고에 관심 있는 네티즌들이 익명의 댓글과 점수로 광고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곳.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이 더 받고 싶어하고 뿌듯해하는, 크리에이티브란 측면에서 더 공신력을 얻고 있는 2018서울영상광고제에서 '배스킨라빈스 -왕의 선물'은 금상은 물론, 은상, 동상까지 휩쓸었다.
▲ (위) SM C&C 광고사업부문 Gerrard팀에서 만든 '배스킨라빈스 & 야쿠르트 야쿠르트 운명적 '맛'남' 편, (아래) '던킨도너츠 - 럭키홀리데이' 편
여기에 SM C&C 광고사업부문 Gerrard팀에서 만든 ‘던킨도너츠 - 럭키홀리데이’편과 ‘배스킨라빈스 · 야쿠르트 콜라보레이션 광고’까지. 한 해에 한 작품도 인정받기 어려운 일인데, 3개의 작품으로 서울영상광고제에서 ‘Creative Director of the Year’를 수상하는 영광까지 안겨 주었다. 와우!
2018년의 영광이 2019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 없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하지도 않는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말에 오기가 생겨 더 고민하고 보완해 '왕의 선물 2탄’ 광고를 만들어 성과를 낸 것처럼, 2019년에도 지금까지 해왔듯 타협하지 않고 오직 좋은 결과물을 위한 끊임없는 열정을 품고 달려갈 것이다.
끝으로, 예전 인터뷰 글이 나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자세를 잘 표현한 것 같아 가져와 본다.
"Lost Myself in Creative.
크리에이티브에 몰입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한성욱스럽다."
기획/취재/편집. 광고사업PR팀 장다인 플래너
글. SM C&C 광고사업부문 Gerrard 한성욱 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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