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 결제도 나 혼자 한다! 무인 시스템 시대
언제부터인가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하면 ‘무인주문시스템’ 이른바 ‘키오스크’가 흔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단 패스트푸드점뿐 아니라 커피전문점, 독서실 등 키오스크가 설치 된 매장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셜 분석 플랫폼을 통해 최근 1년간 ‘무인결제, 무인주문’에 대한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과거 1년 대비 300% 가까운 버즈량 증가를 보여주며, 최근의 확장세를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채널별 버즈량 분석 또한, 과거 블로그와 뉴스에서 언급이 많았던 반면 최근 1년은 트위터의 비중이 높아져 대중의 관심을 나타내는 SNS 채널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자주 언급하는 키워드가 된 것이죠.
소비자는 이제 주문도, 결제도 스스로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번 SM Big DATA에서는 주문도, 결제도 나 혼자 스스로 하는 ‘무인 시스템’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인 시스템의 Pros
무인결제, 무인주문 시스템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셀프 서베이 플랫폼 틸리언 프로를 통해 대한민국 성인 만 20세~만59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68%의 사람들이 무인시스템을 사용해 보았다고 합니다. 이들 중 약 60%는 ‘편리하다’ 라고 응답하여,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간편하다 (51.2%), 시간이 단축되어서 좋다 (45.3%)’ 가 1, 2위로 나타나 시스템 사용의 편의성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높았습니다. ‘사람을 대면하지 않아서 좋다’는 응답 또한 무려 42.3%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람과의 직접 대면을 선호하지 않는 요즘 세대의 ‘언택트’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이와 별개로, 시스템 사용이 ‘재미있다 (19.1%)’는 응답도 눈에 띕니다. 무인 계산과 무인 주문은 소비자에게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 되며 능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디지털에 친숙한 젊은 연령일수록 ‘재미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아무래도 ‘인건비’로 보여집니다. ‘무인결제, 무인주문’과 관련한 버즈 증가를 살펴보면, 2019년 1월에 두드러진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2018년 대비 10.9% 상승한 최저임금이 드디어 시행되는 날로서, 인건비 증가에 예민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더 활발해진 시기였습니다. 실제 무인시스템은 최근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한 대에 100~200만원대로 구입이 가능하여, 초반 설치비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무인시스템의 Cons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시스템 때문일까요? 무인시스템의 간편성 이외에, 소비자는 다양한 불편점 또한 이야기합니다. 가장 큰 불편점은 시스템의 UI, UX 부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주문 시 ‘할인적용, 포인트 적립 등이 어렵다 (48.0%)’ 와 '직원에게 질문하거나 추가요청 등의 메뉴 커스터마이즈가 어렵다 (40.3%)'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 외에도 ‘원하는 할인메뉴나 버튼 등을 찾기가 어렵다 (30.8%)’, ‘주문 취소가 어렵다 (30.3%)’, ‘결제 오류 등 결제가 불편하다 (14.4%)’ 등 시스템 내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정적 요소는 향후 무인시스템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소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용자가 응답한 소프트웨어적 불편점 외에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뒷사람 눈치가 보인다 (40.1%)’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인데요, 직원과 대화하며 주문하거나 계산할 때는 시간 소요에 대한 부담감을 직원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반면, 무인 시스템은 오롯이 혼자의 책임이 되기 때문에 오래 걸리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연령이 어릴수록 뒷사람 눈치를 더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을 조작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지만, 20대는 ‘디지털에 익숙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타 연령대 대비 높다고 합니다. 또한, SNS를 통한 ‘보여주기’ 노출에 익숙하기 때문에 나와 상관없는 타인일지라도 비춰지는 모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닐까 합니다.
때문에 소비자의 이런 감성적 불편함을 해소하는 업체가 향후 차별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Siren Order, 앱을 통해 주문), CJ 푸드빌의 원오더 (One Order, 매장 내 테이블에 앉아서 태블릿을 통해 주문) 등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소비자의 이런 불편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무인주문 시스템을 적용하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siren order / CJ 푸드빌 One Order>
무인시스템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
앞서 무인시스템이 ‘최저임금 상승’ 여파와 함께 활발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무인시스템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인데요, 실제 틸리언 프로를 통해 응답한 소비자의 무려 55%가 ‘일자리가 줄어들 것 같아 걱정된다’고 합니다. 또 디지털 취약계층의 소외현상이 염려된다는 응답도 39.8%로 높게 나타났는데요, 이런 염려는 소셜버즈 분석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무인결제, 무인주문’의 연관 키워드에서 ‘어르신, 장애인, 노년층, 어린이’ 등의 단어가 새롭게 등장하며 상위권에 도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디지털 소외계층’이죠. 현재의 시스템은 ‘일반 대중’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시/청각 장애인을 포함, 휠체어 이용 시 높이가 맞지 않는 점,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부분 등이 염려 사항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유명한 유튜브 스타인 ‘박막례 할머니’가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이 이런 우려를 간접체험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렇게 조금은 딱딱한 사용성 때문일까요? 70%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미 무인시스템을 사용해 보았지만, 무인시스템보다는 ‘사람’에게 직접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61%)’고 합니다. 또한, 무인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서 특별히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무분별하게 무인 시스템을 설치하기보다, 이에 대한 확실한 혜택, 예를 들어 눈에 띄는 시간 단축이나 가격적 할인 혜택, 재미있는 요소가 필요해 보이는 부분 입니다.
‘무인시스템’ 시장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1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하였고, 제품이 양산화되며 가격의 하락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 본 소비자들의 다양한 불편점도 대부분 시스템 설정을 통해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 빠른 주문과 결제를 할 것이고, 기업은 인건비 절감, 직원과 손님과의 불필요한 감정소모 예방 등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소비자들에게 무인 시스템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사회가 더 건조해질 것이라 우려되기도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감성적인 우려를 최소화하고 소외계층을 최대한 배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무인 시스템은 오히려 인간을 단순노동에서 해방시키고 더 감성적, 창의적 업무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Tillion팀 권이랑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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