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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Insight

퇴근하고 뭐하지? 주52시간이 바꾼 '하비슈머' 라이프

 

 

여가시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도 벌써 9개월이 흘렀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예전보다 빨라지고, 직장 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Work & Life Balance, 이른바 워라밸이 한층 가까워진 요즘, 당신의 여가시간은 어떠신가요? 여가시간이 길어진 한국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이번 데이터 트렌드 원고에서는 주 52시간 시행으로 인해 달라진 직장인의 생활을 통해 워라밸에 대해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워라밸로 늘어난 여가활동

먼저,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과 얼마나 가깝게 지내고 계신가요? 소셜 분석 플랫폼을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전과 후의 워라밸에 대한 언급을 분석한 결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인 최근 9개월간 워라밸언급량은 전과 비교해 18% 정도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워라밸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달라진 모습들이 눈에 띄는데요, 먼저일상이 연관어 순위 1위에 도출되었고, ‘소확행, 취미, 여행, 문화, 복지, 원데이클래스, 운동등의 단어가 높은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과거 워라밸이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단어들이 많았다면, 최근의 단어들은 워라밸을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직장인들은 증가한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셀프서베이 플랫폼, 틸리언 프로를 통해 만 20~59세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는 직장에 재직중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직장인에 비해 더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강관리 활동과 학습활동의 경우 두 그룹 모두 1, 2위로 나타났으나, 52시간 시행 그룹이 더 높은 비중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PC 게임 부분이었는데요, 두 그룹 간에 참여 비중이 주 52시간 시행 전 후로 가장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여가시간이 증가할 경우 직장인들은 학습이나 건강관리, 모임 등의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는 비중은 높지만, PC 게임은 그와 연관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이버 검색어 추이를 살펴보면 이런 관심사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데요, 네이버 트렌드로 문화센터원데이클래스의 키워드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서 대중들의 관심도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어서 하는 다양한 활동

증가한 여가시간을 다채로운 활동으로 채우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건강기분전환을 위해 여가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20대의 응답은 다릅니다. ‘기분전환을 위해 취미생활을 하고, 그 다음으로는 재미있어서 취미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도전정신, 미래를 위한 투자, 인맥 등의 목적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하는 활동인 것이죠.

 

20대는 타 연령대 대비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음악관련 활동, 미술관련 활동, 쿠킹이나 베이킹, 가죽 공예 등 제작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는 높은 연령층은 다양한 모임활동이나 장비구입 등이 필요한 스포츠 활동을 더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가 타 연령대 대비 더 다양한 예술적활동을 많이 하는 이유는 정보습득 차이때문으로 보여집니다. 먼저, 20대는 기존부터 관심이 있어서 해 보고 싶었다 (25.0%)는 응답이 높습니다. SNS 등 속도가 빠른 디지털 채널에 노출도가 높은 젊은 연령층은 접하는 정보도 많고, 그만큼 해 보고 싶은 것도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게다가 이들은 하고 싶은 것을 더 쉽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바로 유튜브덕분입니다. 취미 활동을 할 때, 20대는 거의 50% 가까운 사람들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기존 관심사를 직접 실행하는 게 한결 쉽겠죠?

 

 

워라밸로 인해 높아지는 ‘기업문화’ 관심도

샐러던트, 들어보셨나요? 샐러리맨 + 스튜던트의 합성어인데요, 요즘 공부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신조어입니다. 이런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많은 직장인들이 다양한 학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보신 데이터에서도, 사실 학습은 많이 하는 여가 활동 2위에 나타날 정도로 높은 응답율을 보여줍니다. 꼭 직무관련 교육이 아니더라도, 그냥 재미있어서 코딩을 공부하고,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빨간펜 학습지를 하는 직장인들 이야기,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52시간 시행으로 인해 저녁 시간이 보장되면서 이렇게 무언가를 배우고 체험하고자 하는 니즈가 소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샐러던트의 확산과 문화센터의 성인등록율이 증가하였고 원데이클래스도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앞서 보신 네이버 검색어 추이 외에도, 소셜 분석을 통해 원데이클래스 언급량이 18% 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비활동이 증가하는 것은 단순히 여가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은 아닙니다. 애초에 주 52시간근무제를 시행하게 된 것은, 소비자들의 워라밸에 대한 니즈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워라밸은 단순히 야근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회사 업무 이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는 뜻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런 직장인들의 니즈가 기업 문화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 ‘사내복지, 기업문화에 대한 소셜 언급량이 무려 51.3%나 증가하여, 한국인들의 높아진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내복지나 기업문화에 관심이 많을까요? 틸리언 프로를 통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사내복지 1위는 자기개발비 지원’, 2위는 ‘Refresh 휴가 제공또는 자율출퇴근제 시행으로 나타났는데요, 응답을 잘 살펴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사내동호회 지원직무관련 교육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삶에 대한 태도

빅데이터를 통해 주 52시간 시행과 직장인의 여가생활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직장인들은 회사 업무 이외에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에는 인정받는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삶이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삶 자체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해 생각도, 시각도 다양해 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과거와 달리 성공의 기준과 삶의 방식이 훨씬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겠죠. 그로 인해 한국인들은 다양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실행해보며 삶에 대해 재조명 하고 있는 것이죠.

 

<베스트셀러 철학서>

 

이 때문일까요? 교보문고에 따르면 3월 달 인문분야 대세서는 철학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2014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는 것이며, 작년까지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열풍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생각하는 힘,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 않나요?

 

52시간 근무제의 계도기간도 끝이 났습니다. 조금이라도 증가할 여러분의 여가시간, 어떻게 채워갈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Tillion팀 권이랑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