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에 부는 ‘셀프’ 트렌드
쿡방, 먹방이 방송국마다 홍수를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비판도 있지만,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요리하는 남자’와 같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반영하는 트렌드를 만들어 낸 것 또한 사실입니다.쿡방, 먹방의 다음 트렌드로 “집방” 즉 주거공간의 인테리어와 관련된 방송들이 그 뒤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가 컸습니다만, 아직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공유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거공간은 투자대상이나 교육입지와 같은 자산적 가치에 더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동일한 공간이라도 나를 더 반영하고 값비싼 인테리어 대신 스스로 그 공간을 꾸미려는 노력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로 부각되었습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유와 확산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상에 대한 가치 보태기가 이제는 주거공간으로까지 넘어간 모양새인데,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 읽기’에서는 인테리어에 부는 ‘셀프’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집방, 또 하나의 일상에 대한 가치 보태기를 시도하다
‘집방’이 과연 쿡방을 잇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지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의 성숙에 따라 의-식-주의 순으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공감은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실제 쿡방, 먹방은 공중파, 종편, 케이블을 막론하고 넘쳐나고 있고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자연스럽게 방송에서는 쿡방, 먹방을 잇는 새로운 포맷으로 ‘집방’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내 방의 품격>, <헌집줄게 새집다오>,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렛미홈>, <엉덩이 붙이고 득템하기> 등의 프로그램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의 핵심은 쿡방과 같이 인테리어에 있어 셀프의 개념과 예능적 요소를 부여함으로써 전문가에게만 의존하던 값비싼 인테리어의 개념을 일상의 것으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실제 SK플래닛의 소셜분석 시스템 빈즈(BINS) 3.0을 통해 최근 1년 6개월간 ‘집방’에 대해 분석한 결과, 작년 3월~8월까지 448건에 불과했던 버즈량이 작년 9월~올해 2월까지는 1,973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 3월~8월까지 버즈량도 1,888건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제 시청률에서도 쿡방, 먹방을 계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집방은 쿡방과 같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집방은 쿡방, 먹방에 비해 실제 시청자가 참여하거나 시도하기에는 ‘인테리어’라는 활동자체가 가지는 문턱이 높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집방에 대해 성패를 논할 것은 아니고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미디어를 통한 셀프 인테리어 확산
집방은 아직 대세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실제 생활에 대한 영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는 ‘DIY’에 대한 관심 증가입니다. ‘DIY’를 키워드로 한 버즈량 변동 추이를 보면 키워드도, 작년 3월~8월까지 132,925건, 작년 9월~올해 2월까지는 134,736건, 올해 3월~8월까지 버즈량은 166,001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DIY 관련 키워드 중 ‘인테리어’ 18,580건으로 3위를 차지, ‘DIY=인테리어’로 인식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생활의 주요이벤트인 결혼, 육아와 같은 인생의 주요 변곡점이 주요 연관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DIY가 긍정적 정서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나눔, 예쁨, 좋다, 친구, 행복 등 긍정적 정서와 연관됨으로써 그에 대한 만족도 커져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가치소비와 같은 경제적 편익도 눈에 띄는데, 리폼, 살림, 가격 등이 주요 연관 키워드로 나타납니다.
이와 같이 셀프 인테리어는 공간의 미적 장식에 그치지 않고, 생활의 각 측면에서 긍정적 정서들과 연관되고, 경제적 편익도 크게 느끼고 있어 장기적으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입니다.
셀프 인테리어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소셜미디어입니다. 자신이 인테리어하거나 만들어낸 생활소품들을 공유하는 활동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내밀한 공간이던 주거공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홈스타그램’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15년 3월~8월까지 1,119건이었던 버즈량이 9월~16년 2월까지는 3,231건, 16년 3월~8월까지는 6,069건으로 매 6개월 단위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테리어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 온라인을 찾던 것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활동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기능적인 활동에서 유희적인 활동으로까지 그 영역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셀프 인테리어는 DIY적 활동에서 벗어나 ‘자아표현’, ‘가치소비’, ‘공유’라는 새로운 세대의 트렌드와 궤를 같이하는 중요한 생활문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 시장을 만들다.
셀프 인테리어는 가구, 생활용품 등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리빙 편집숍 등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리빙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어 크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구업계 또한 크게 혜택을 입고 있는데, 한샘은 지난 2013년 750억 원이던 인테리어 소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매출이 2014년 1,150억 원, 2016년에는 약 1,4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현대리바트 또한 생활용품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1인 또는 2인의 소수가족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침구류에서는 싱글 사이즈, 식탁은 1~2명까지 식사할 수 있는 소형 제품이 인기라고 합니다. 이랜드 리테일은 패스트리빙 편집숍 버터(Better)를 론칭하였는데, 이는 SPA가 리빙에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신세계의 자주(JAJU)에서는 냄비, 스테인리스 계량컵, 국자 등 주방용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실용적인 생활용품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상품들의 특징은 1인가구 등 소수가족, 저렴한 가격, 그리고 귀여운 아이디어나 심플한 실용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가치소비의 새로운 형태
인테리어에 부는 ‘셀프’ 바람은 SPA, 저가항공, 집밥, 독립 베이커리 등 불필요한 소비는 최소화하되, 자신이 가치를 느끼는 것에는 투자하고 몰입하는 최근의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합니다.
과거의 인테리어가 이사와 같은 큰 이벤트에 전문가에 의뢰하는 값비싸고 경직된 소비였다면, 이제는 일상 속에서 소소한 재미와 만족, 그리고 자아를 표현해 주는 활동으로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 불안과 과한 경쟁 속에서 심리적 안정과 행복을 찾아가는 활동의 하나로 진화해 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인테리어에 부는 ‘셀프’ 바람이 시작 단계에 있지만 집밥과 요리하는 남자와 같이 일상의 큰 트렌드로 성장해갈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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