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언제부터?
내일부터!
최근 뉴스에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화제의 중심입니다.
“다이어트”는 항상 관심을 떠난 적이 없고, “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다양한 방법들이 유행을 탔다가 금방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만큼 국민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경우는 없습니다. 한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방영 이후로 시중에는 버터와 같은 합성되지 않은 지방제품이 품귀현상을 빚었습니다. 마치 작년의 “허니” 열풍을 보는 듯 합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깬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그 효과와 위험성에 대해 갑론을박도 치열합니다만 이와 같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게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듯 합니다.
항상 등식처럼 따라붙는 “다이어트=굶다”라는 고통을 배제했다는 점, 어느 정도 과학적인 논거를 체계적으로공중파를 통해서 제시했다는 점 등도 이유가 될 텐데요. 그보다는 사회전반적으로 인위적인 것, 극단적 절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즉, 극단적 칼로리 제한을 통한 마른 몸매보다는 건강한 체형으로 미의 기준이 이동하는 트렌드도 함께 읽어볼 수 있습니다.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읽기’에서는 최근 ‘다이어트’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다이어트는 제 1 관심사
인류가 살아오면서 지난 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만큼 꾸준한 것은 없을 듯합니다. 현대인의 영양과잉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을 야기하는 비만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대체로 ‘다이어트’는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싶은 외양적인 아름다움과 더 관련이 있었습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지금이나, 전년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합니다.
SK플래닛의 소셜분석 시스템 빈즈(BINS) 3.0을 통해 최근 1년간 ‘다이어트’에 대해 분석한 결과, 올 4월~9월의 6개월간 버즈량은 1,834,691건으로 작년 10월~올 3월까지 버즈량 1,758,800건에 비해 4.3% 증가했고, 트렌드와 관련된 버즈량 중 단연 압도적인 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기간 아직도 관심이 높은 “집밥”의 경우 같은 기간 각기 219,841건, 333,594건인 것과 비교할 때, 거의 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와 같이 “다이어트”는 언제나 트렌드의 제 1 선두에 서 있는 것은 당연한 듯 합니다
다이어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심을 이루고 있는 키워드는 ‘먹다, 운동, 건강, 효과, 식단’과 같은 키워드들입니다. 이들을 최근 6개월간 빈도와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의 6개월 빈도를 비교해 보면 ‘운동, 성공, 식단, 효과’ 와 같이 다이어트의 본원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들이 많이 상승하였고, ‘좋다, 먹다, 시작’ 과 같이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키워드들은 감소 또는 정체하였습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주된 관심 키워드는 크게 변화가 없으나 운동, 식단, 성공과 같은 보다 꾸준하고 기초적인 쪽으로 다이어트의 관심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급상승 키워드를 같은 기간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것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핵심을 이루는 지방에 대한 언급은 최근 6개월간 상승률이 이전 6개월에 비해 크게 변화가 없지만, “탄수화물”에 대한 언급이 증가한 양은 2.4배를 넘게 증가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탄수화물 절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단백질에 대한 언급도 1.1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지방을 늘리기보다는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조금은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급격한 대중적 확산 : 매스미디어 → 소셜미디어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확산된 것은 MBC의 9월 19일 “지방의 누명” 다큐멘터리의 1부가 방영되면서부터였습니다. 이튿날 버즈량이 크게 증가하였고, 26일 2부가 방영되면서 다시 버즈량이 치솟으면서 이후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확산경로는 “소셜미디어” 즉, SNS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방송, 언론 뿐아니라 전문가들의 찬반양론 이슈, 다수의 대중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키는 모습은 전형적인 대중적 이슈 확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이 오랫동안 공유하다가 일정 시점에 대중문화로 떠오르는 방식과는 다른 급격한 대중확산 패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념의 급속한 정착
주목할만한 점은 “고지방” 키워드는 이 기간 동안 다이어트와 관련된 키워드들로만 완전히 연관성을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지방”과 같은 키워드들이 단기간 동안 특정 주제와 긴밀히 연결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작년 동일한 기간의 급상승 키워드들을 비교해 보면 15년 9~10월에는 “(질병의) 원인”, “과식”, “콜레스테롤”, “인슐린” 등의 단어가 주를 이룬 반면, 16년에는 “탄수화물”, “유행”, “감량”, “다이어트” 등의 단어들이 주를 이루어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기존의 다른 유행들과 달리 수용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관심을 얻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버터, 치즈 품귀현상
연합뉴스 10월 16일 방송에 따르면, 9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이마트에서 버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1.4%, 치즈는 10.3%, 삼겹살은 7.6% 급증했고, 쌀은 방송에서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주적이라고 지적한 뒤 -11%이던 매출이 -37%로 더욱 심화했습니다. 특히 버터의 경우 수입이나 생산을 하는 국내 업체가 소수여서 품절 사태를 빚는 소매점이 속출하고 있고, 국내 한 버터 제조업체에 따르면, 설비까지 교체했지만 주문량의 50~60%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육류와 천연지방에 대한 수요를 진작시킬 가능성은 크게 높다고 보여집니다. 반면 쌀과 같은 주식을 이루는 곡류들의 수요 부진 또한 우려되는 점입니다.
자연스러움 트렌드의 연장?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빅데이터를 통해 본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전형적인 대중적 이슈확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찬반양론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다이어트 방법이 ‘얼마나 날씬한 몸매를 가지게 해주는가’였다면 이 방법은 비만의 해소방안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감량을 목표하기는 하지만 좀더 건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무리한 극단적 금식 또는 한 두가지 음식의 섭취만을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식생활을 유지하되 탄수화물에 대한 절제만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차이입니다.
이와 같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다이어트 방법은,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지나치게 마른 체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트렌드 등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여집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대부분은 사회가 강요하는 무언의 기준에서 기인하는 바가 많습니다.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역시 이와 같은 무언의 사회적 강요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와 맞닿아 있어 좀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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