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정리할 수 있는 키워드와 관련된 크리에이티브를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담당자가 이번 달 원고 주제에 대한 의견을 주었습니다. 「2016년 트렌트 키워드」 올해 마케팅 관련 사례들을 좌르륵 살펴보니, 떠오른 단어는 Real이었습니다.
현실. 이 단어를 수식하는 크리에이티브들이 2016년엔 참 많이 등장했습니다. 속초 시장까지 가세하게 만들고 소셜미디어를 들썩이게 만든 증강현실(AR),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가상현실(VR), 그리고 현실의 시야를 극한으로 확장한 360도 컨텐츠까지. 현실을 확장하고 또 새롭게 규정하는 크리에이티브가 많았던 것이 2016년 크리에이티브의 큰 특징이 아닐까 합니다.
Real을 새롭게 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Real을 반영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화면의 해상도를 들 수 있는데, 그동안 사람들은 아무리 UHD(초고선명 텔레비전 Ultra High Definition Television)니 수퍼UHD니 해도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선명한 화면을 본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반응이었죠. 아예 새로운 발상으로 Real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과 같은 새로운 Real 기술을 담은 테크놀로지와 크리에이티브가 속속 등장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제 New-Real을 담아낸 크리에이티브를 몇가지 골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토레이(Gatorade) - The Super Bowl Dunk
슈퍼볼은 미국 국민 스포츠인 미식축구의 챔피언 결정전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결승전이 끝나면 우승팀 감독이나 선수에게 큰 통에 담긴 게토레이 음료를 쏟는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세레모니는 우승팀의 전통 의식이 되어 최종 챔피언의 상징이 되었죠.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만, 모든 팬들도 함께 게토레이의 음료를 뒤집어 쓰고 더 생생하게 우승의 기쁨을 느낄 수는 없을까요? 그래서 게토레이는 모든 팬들이 단지 이 장면을 시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두가 슈퍼볼 우승 세레모니를 할 수 있게 최근 유행하는 스냅챗(Snapchat)의 ‘얼굴 바꾸기’카메라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2016년 2월 7일 슈퍼볼 개막식, 게토레이는 스냅챗의 ‘얼굴 바꾸기’ 카메라 기능에 ‘게토레이 덩크(Gatorade Dunk)렌즈를 추가했습니다. 게토레이 렌즈를 선택하면 카메라에 얼굴이 인식되는데요. 카메라에 인식된 얼굴에 증강현실 기술이 구현되어 선수들이 하는 분장과 같이 얼굴에 검정색 페인트가 칠해집니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리면 카메라가 얼굴 표정 변화를 인식하여 가상으로 게토레이 음료를 뒤집어 쓰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답니다.
게토레이를 쏟는 장면은 짧은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데요. 가상의 체험이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 세레모니를 찍은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거나 친구, 가족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했습니다. 슈퍼볼의 인기만큼이나 이번 캠페인도 대 성공이었습니다. 8백만 개의 ‘게토레이 덩크’동영상이 스냅챗에서 총 1억 6,500만회나 재생되었는데요. TV광고를 하지 않고도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얻은 것이죠.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밀워드 브라운사는 ‘게토레이 덩크’캠페인의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게토레이 덩크’ 캠페인은 다른 소비재 브랜드의 모바일, 소셜 미디어 캠페인과 비교해 1.4배나 더 높은 브랜드 선호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게토레이 덩크’에 참여한 사람들은 타사의 유명 제품의 캠페인에 참여했을 때보다 2배나 높게 제품 구매 의향을 밝혔는데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게토레이 덩크’ 동영상을 제작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긍정적으로 브랜드를 인식하여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죠.
최신 유행하는 소셜 미디어, 스냅챗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이번 캠페인은 2016년 칸 국제 광고제 사이버 부문에서 골드를 수상했는데요. 슈퍼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우승의 기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다른 슈퍼볼 TV광고들과는 달리, 수많은 ‘게토레이 덩크’ 영상을 게토레이의 광고로 활용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었던 캠페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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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토레이(Gatorade) - The Super Bowl Dunk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 NYT VR
디지털 혁신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확인하고 종이신문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언론사에서는 앞 다투어 대안을 내놓았는데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언론사는 바로 뉴욕 타임스였습니다. 가장 먼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종이신문의 위기에 대처한 것이죠. 이번에도 ‘뉴욕타임스’에서 가상현실(VR)을 도입한 서비스를 출시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읽는 절반 이상의 기존 독자들과 또 새로운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혁신을 꾀한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가상현실(VR)경험을 느끼게 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하여 가상현실(VR)기기인 ‘구글 카보드’를 130만 독자들에게 배포하였는데요. 다양한 뉴스를 NYT VR 어플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NYT VR어플에서는 360도로 촬영한 컨텐츠들을 제공합니다. 구글 카드보드를 통해 컨텐츠를 시청하면 마치 그 곳에 와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특히, 벤 솔로몬(Ben Solomon)기자가 촬영한 단편 영화 ‘The Displaced’는 세계 각국 아이들이 처한 극한 상황을 전부 360도 카메라로 생생하게 담았는데요.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전 후 잔해로 변한 건물에서 생활하는 오레그(Oleg)군, 조국을 버리고 난민 캠프에 도착한 시리아인 하나(Hana)씨, 그리고 전쟁을 피해 악어의 서식하는 습지에 조용히 숨죽여 사는 남 수단의 쿠얼(Choul)군의 삶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동차 브랜드 MINI와 협업하여 제작한 액션스릴러 드라마와 GE에서 제작한 혁신적인 영상들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대한 코브라가 앵무새와 당신을 향해 공격하는 영상, 새의 깃털이 제트 터빈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비현실적인 영상과 같은 것들이죠. 꾸준히 새로운 영상들이 NYT VR에 업로드 되고 있답니다.
164년이나 된 언론사에서 가장 진보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술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배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한데요. 그 결과 역시 이례적이었습니다. 영상이 공개된 지 사흘 안에 최고의 다운로드 속도를 달성할 만큼 NYT VR의 인기가 엄청났는데요. 어플 다운로드 횟수는 500,000회이상 넘었고 NYT VR의 컨텐츠는 150만번이상 재생되었습니다. 또한 NYT VR은 뉴욕타임스의 첫 프로그램이 성공을 이루면서 디지털 구독자만을 위해 추가 300,000개의 VR헤드셋을 배포했답니다.
NYT VR은 2016년 칸 국제 광고제에서 무려 그랑프리 2관왕을 차지했는데요. 모바일 부문에서 NYT VR 어플이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NYT VR 컨텐츠 중 ‘The Displaced’가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였습니다. 오래된 언론 매체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변신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리는 언론의 역할을 VR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수행하였던 것이 NYT VR이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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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 NYT VR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 Our Mars
미국의 첨단 기술 회사 록히드 마틴은 2016 U.S.A 과학/공학 페스티벌의 후원을 받아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Generation Beyond’캠페인을 시작했는데요.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계획했습니다. 평범한 현장학습 길이 화성탐사로 변한 ‘Our Mars’ 캠페인입니다.
‘Our Mars’ 프로젝트는 계획 단계부터 극비로 진행되었는데요. 미국 워싱턴에 있는 한 학교의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떠나던 날 마침내 공개되었습니다. 아이들은 2016 U.S.A 과학/공학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매일 타고 다니던 평범한 노란색 스쿨버스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창문이 어두워 지고, 창밖에는 낯선 행성의 모습이 펼쳐졌는데요. 다름 아닌 화성의 모습이었습니다. 평범한 스쿨버스가 어떻게 화성의 붉은 모래 위를 달리게 된 것일까요?
록히드 마틴은 영화 ‘마션’과 그래피티’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특수효과 팀 ‘프레임스토어(Framestore)’와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요. 그래픽 아티스트, VR기술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실감나는 화성탐사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이들은 우선 버스 안의 모든 창문을 투명한 4K 스크린으로 바꾸었습니다.
덕분에 화성의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버스 안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평범한 버스를 타고 있다고 믿었죠. 개발자들은 실제와 같은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우선 대표적인 상용 게임엔진이자 높은 품질의 3D그래픽을 자랑하는 언리얼(Unreal) 게임엔진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프레임 스토어는 스쿨 버스의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워싱턴 D.C의 실제 지형을 분석하여 화성의 그래픽 영상을 덧입혔습니다.
GPS를 통해 실시간으로 측정된 버스의 속도와 움직임은 바로 언리얼 엔진으로 보내져 이에 맞는 생생한 영상이 재생되었습니다. 화면 속 영상은 모두 실제 화성의 위성사진에 담긴 붉은 모래와 바위, 산맥 등을 재현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욱 생동감 넘치는 화성탐사를 선사할 수 있었답니다.
이 캠페인은 여러 명이 동시에 VR 경험을 한 세계 최초의 사례였는데요. VR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에게 VR 전용 헤드셋이 필요하다는 공식을 깼습니다. 오늘날 게임, 영화, 예술 등 분야를 넘나들며 각광받고 있는 VR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한 캠페인이었는데요.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우주 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낸 의미 있는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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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 Our Mars
벡스(Beck's) - CapCam
가상현실의 현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360도 영상을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벡스의 CapCam은 맥주 병뚜껑 사이즈의 소형 카메라 렌즈인데요. 이름이 Cam(카메라)인 것과는 별개로 일반 핸드폰 카메라의 렌즈를 확장해주는 360도 촬영 전용 렌즈랍니다. 페이스북 자체 페이지를 통해 응모한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이 렌즈를 증정했는데요. 병뚜껑에 붙어있는 렌즈를 떼어내서 핸드폰 카메라에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쉽고 간단하게 일반 핸드폰 카메라로 360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죠. 영상은 얼마 전부터 ‘360도 영상 재생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도 있는데요. 벡스의 CapCam덕분에 많은 사람들과 즐거움을 오래도록 함께 간직할 수 있겠네요!
사실 360도 영상을 활용한 캠페인은 특정 카메라 혹은 렌즈를 제작해야 하기에 비용 측면에서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소재인데요. 점점 기술이 상용화 될수록 더욱 널리 주목 받을 마케팅 툴인 듯 합니다.페이스북에서도 360도 영상 재생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니, 여러모로 눈길이 가는 마케팅 툴이 될 것 같습니다. ‘소형 360도 카메라로 행복한 순간을 남기세요!’라는 컨셉은 특히나 음료 및 주류 브랜드에서 종종 등장했습니다. 코카콜라는 냅킨꽂이에 360도 카메라를 설치하여 테이블에 모여 앉은 친구, 가족, 연인과의 즐거운 순간을 남기도록 한 ‘Happiness 360’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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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Beck's) - CapCam
New Real을 담아낸 크리에이티브들 중에서 포켓몬고를 제외하곤 큰 성과를 거둔 크리에이티브가 있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거나 매력적인 컨텐츠를 담아야 한다는 교훈을 준 셈이죠. 2017년에는 더 많은 NEW-Real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입니다. 새롭거나 매력적이거나 유용한 크리에이티브를 많이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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