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받는 모양을 흉내 내어 보라 하면, 손바닥을 귀에 가져다 댈 만큼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세상을 살았고,
‘반모, 마상, 비담, 상스치콤’ 등 뜻을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사용하는 그들.
97년 IMF 사태는 영화로 처음 보았고, 가장 다니고 싶어 하는 직장으로 ‘삼성’이 아닌 유튜버들의 소속사이자 컨텐츠 제작사인 ‘MCN회사’를 꼽는다고 하죠. 또 저성장 시대에 맞게 '소확행', '워라밸'로 소신 있는 행복 전략을 세우기도 하는 그들.
‘밀레니얼-Z세대(이하 MZ세대)’들이 몰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만큼이나 가치관도, 취향도 너무 다른 MZ세대. 자신들만의 생태계와 소비 트렌드를 개척하고 소신있게 취향을 표현하는 MZ세대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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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고찰_’요즘애들’ 취향읽기 대학내일20대연구소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최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대의 경계를 뚜렷하게 가를 순 없지만 보통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 1995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Z세대’라 부르는데요.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릴 정도로 온라인에 익숙하고, 이전 세대보다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은 사회 인식, 관계, 소비 등에서 이전엔 없던 다양한 문화 현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성이 넘치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밀레니얼과 Z세대가 향후 20년간 대한민국의 소비 중추로 떠오르며 이들을 제대로 아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2019년 밀레니얼-Z세대를 관통할 트렌드를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Trend Keyword 01.
마이싸이더 [My(나의)+Side(~을 중심으로 한)+er(사람)] :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다
#졌잘싸 #퇴준생 #인싸_말고_마싸
밀레니얼과 Z세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래퍼의 꿈을 쫓는 소년을 응원하고,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평창올림픽과 러시아월드컵 당시 SNS를 뒤덮었던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키워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이들은 결과보다는 ‘과정’, 성공보다는 ‘노력’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1등, 금메달, 대기업 등 사회가 정한 성공을 쫓았지만 좌절을 겪은 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덕업일치’를 이룬 마이너와 비주류의 삶을 목격하면서 사회의 기준이 자신의 행복이 아님을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마이싸이더’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퇴사를 하며 그 과정을 브이로그로 담기도 하고, 스스로를 ‘퇴준생(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당당히 소개하기도 하는데요. 2019년은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기 시작한 ‘마싸’들에게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좌) 퇴사 과정을 리얼하게 담은 유튜버 ‘배희’의 퇴사로그 (출처 : 배희의 취미多 pearhee 유큐브 영상 캡쳐) (우) 꿈이 ‘대농’인 소년농부 유튜버 한태웅 (출처 : 태웅농장 유튜브 영상 캡쳐)
Trend Keyword 02.
실감세대[實感(실감)+世代(세대)] : 오감을 만족시키는 현실 같은 감각에 끌리다
#오감만족 #낯설렘 #공감각적자극
눈과 귀만을 만족시키는 온라인의 간접 경험에 치진 밀레니얼과 Z세대가 오감을 자극하는 오프라인에 눈을 떴습니다. 낯선 경험을 위해 80년대 풍으로 꾸민 빈티지 카페가 가득한 을지로 골목을 누비고, ‘셀프 포토 스튜디오’를 찾아 사진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사진을 찍는 독특한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밀레니얼과 Z세대는 직접 만지고, 느끼고, 경험하며 오감을 충족할 수 있는 경험을 끊임 없이 찾아 다니는 ‘실감세대’인데요. 최근 화제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요인 중 하나도 이런 ‘실감세대’의 오감만족 니즈를 저격했기 때문입니다. ‘싱어롱 상영’을 통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영화를 보는 낯설고 실감나는 경험을 제공하여 밀레니얼과 Z세대를 사로잡은 것이죠. 내년에는 더 새롭고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밀레니얼과 Z세대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연을 즐기듯 영화를 보는 경험은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 신선하고 매력적인 경험이다. (사진출처 : 메가박스)
Trend Keyword 03.
팔로인[Follow(따르다)+人(사람)] : 검색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따르다
#사람기반검색 #연예인보다_인플루언서 #D2C브랜드
밀레니얼과 Z세대는 교묘히 숨은 광고와 페이크 뉴스를 걸러내고 자신에게 필요한 진짜 정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검색할 때 ‘내 돈 주고 산’과 같은 키워드를 붙여 필터링에 나서기도 했던 이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팔로우 하고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자신의 피드(Feed)로 받아보는 ‘팔로인’으로 진화한 겁니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1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신뢰는 압도적이다. (출처 : 대학내일20대연구소, <15-34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영상 이용행태 및 인식 연구 보고서>, 2018.08.31)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플루언서’를 들 수 있는데요.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기존 미디어로 대표되는 연예인(26.6%)보다 유튜버와 같은 인플루언서(73.4%)가 제공하는 정보를 압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은 경험과 진정성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거죠. 이런 성향은 인스타 마켓과 같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하는 D2C(다이렉트 투 컨슈머)브랜드를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Trend Keyword 04.
가취관[가벼운+취향위주의+관계] : 가볍게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다
#취향살롱 #취향공동체 #스티커관계
과거 기성세대가 학연, 지연, 혈연 등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모였다면, 밀레니얼과 Z세대는 개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는데 익숙한 이들에게는 ‘소속’보다 ‘취향’이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고, 타인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문토’, ‘취향관’, ‘문래당’과 같이 음악, 영화, 음식 등 다양한 취향으로 모여 교류하는 ‘취향 살롱’ 형태의 모임들이 인기를 끌며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취향 중심 관계의 특징은 가볍고 느슨한 관계라는 것입니다. 내가 원할 때 참여할 수 있고, 흥미가 떨어지면 미련 없이 발을 뺄 수 있는 그런 관계죠. 이처럼 밀레니얼과 Z세대는 취향을 중심으로 가볍게 모이는 ‘가취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좌) 음악, 영화, 음식, 글쓰기 등 다양한 취향으로 모이는 소셜살롱 ‘문토’ (출처: 문토 홈페이지) (우) 다양한 취향을 중심으로 가볍게 모이는 취향 살롱 ‘취향관’ (출처 : 취향관 홈페이지)
Trend Keyword 05.
소피커 [所(바 소)/小((작을 소) + Speaker(말하는 사람)] :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다
#일상적소신표현 #젠더리스 #대의명분_보다_소의명분
밀레니얼과 Z세대의 92.3%가 최근 6개월 내 소신 표현을 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말하는데 익숙합니다. 나의 참여와 관심이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건강한 가치관을 지닌 이들은 자신의 소신을 일상적으로 표현합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문제가 되자 ‘실리콘 빨대’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뱃지나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또 이들은 뚜렷한 소신을 가진 사람과 기업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기도 합니다. 성별의 고정관념을 깬 젠더리스 뷰티 브랜드 ‘라카’와 플라스틱 포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네이키드’ 제품을 출시한 ‘러쉬’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좌) 성중립 콘셉트를 내세워 밀레니얼과 Z세대의 지지를 받은 브랜드 ‘라카(LAKA)’ (출처 : 라카 홈페이지) (우) ‘eeeek(이크)'의 실리콘 스트로우 펀딩은 성공률 6252%를 기록하기도 했다. (출처:텀블벅)
‘소피커’성향을 가진 밀레니얼과 Z세대를 사로잡으려면 ‘대의명분’마케팅 보다는 소박한 개인의 소신을 자극하는 ‘소의명분’ 마케팅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2019년을 주도할 밀레니얼과 Z세대의 트렌드 키워드 5가지를 통해 본 밀레니얼과 Z세대는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을 따르고, 뚜렷한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2019년엔 더 새롭고 독특한 문화 현상들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리와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을 가진 ‘신인류’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셨기를 바라겠습니다.
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책임연구원
정리. 광고사업PR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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