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더 가까이
회색 도시에 부는 녹색바람
때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올해 여름, 더위는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타는 듯한 태양, 지글거리는 아스팔트와 회색 빌딩 숲 속에서 더위와 사투하다 보면 서늘한 바람이 부는 우거진 숲 속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합니다. 회색 빌딩 숲 속에서 스트레스와 사투할 때에도 자연 속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 들 때 있으실텐데요,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 읽기’에서는 자연에 대한 관심, ‘녹색바람’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연과 함께 살고 싶어라
‘숲세권’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파트 단지 인근에 숲, 산, 공원 등이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의 신조어인데요,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숲세권’ 뿐만 아니라 공원이 가까운 ‘공세권’이나 강이나 호수가 가까운 ‘수세권, 호세권’ 이라는 신조어까지 사용해가며 인기 많은 자연 친화적 주거환경에 대해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SK플래닛의 소셜분석 시스템 빈즈(BINS) 3.0을 통해 최근 1년 6개월간 ‘숲세권’에 대해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버즈량은 1,308건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녹색바람, 즉 자연 선호 트렌드는 입지 환경뿐만 아니라 집 안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집에서 허브와 꽃 등을 키우는 ‘실내 가드닝(indoor gardening)’의 인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데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원예상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25% 상승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러한 식물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힐링을 주어 ‘반려식물’ 불리며 그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반려식물’에 대한 올해 상반기 버즈량이 2,177건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191% 증가하며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도시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선호하고 또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트렌드가 점차 확산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이런 ‘녹색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 것일까요? 이를 살펴보기 위해 도심 속 자연을 대표하는 ‘숲’ 및 관련 주제어에 대한 소셜 빅데이터 분석으로 관련 요인들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녹색바람 확산 요인 (1) 긍정적 정서를 통한 힐링
녹색바람의 확산 요인 그 첫번째는 ‘자연’이 현대인들에게 긍정적 감정을 제공해주는 치료제로 인식되며 관심이 증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숲’ 연관 키워드 상위권에 ‘사랑, 행복, 감사’와 같은 긍정적 감정 키워드가 두드러진 것이죠. 자연을 통해 현대인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가 위로 받으면서 이러한 녹색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오는 것입니다.
‘반려식물’에 대한 연관키워드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는데요, ‘힐링, 건강, 마음, 사랑’과 같은 긍정적 감정 키워드가 상위권에 등장했습니다. 이제 현대인들에게 화분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정서적 위안을 주는 존재이며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삶의 동반자, 즉 ‘반려식물’로써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녹색바람 확산 요인 (2) 자연 결핍을 예방하는 자연체험학습
최근 녹색바람 열풍의 또 다른 요소는 아이들에게 자연을 체험하는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숲’ 연관키워드 상위권에 ‘아이, 체험, 여행, 다양’과 같은 키워드가 나타났는데요, 회색 도시에서 태어나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는 숨막히는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최근 심리적 문제를 겪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자연 체험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아동교육 전문가 리처드 루브도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현상을 ‘자연결핍장애’ (NDD, Nature Deficit Disorder)’라고 명명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방학시즌에 자녀와 함께 ‘제주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른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자연을 통해 치유 받고 또 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색바람 확산 요인 (3) 자연 속 여유롭고 소박한 新 라이프스타일 ‘킨포크
녹색바람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킨포크(kinfolk)족’의 확산과도 관련 있었습니다. ‘숲’ 연관키워드 상위권에 ‘사람, 참여, 주변, 가족, 친구들’ 같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의 모습이 두드러졌는데요, ‘킨포크 라이프’가 바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자연 속에서 여유롭고 소박하게 사는 삶의 방식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킨포크는 미국 포틀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킨포크’에서 시작된 것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국내 킨포크 스타일의 대표적인 예로는 제주로 이주한 ‘소길댁’ 가수 이효리,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 ‘삼시세끼’를 들 수 있는데요, 소박하지만 여유 가득한 킨포크족의 삶의 모습은 바쁜 현대 젊은이들을 단박에 매료시켰고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에 ‘자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녹색바람이 더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색바람 확산 요인 (4) 자연의 소중함
녹색바람 확산의 마지막 요인은 자연 자체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 때문이었습니다. ‘숲’ 연관 키워드 중 ‘나무, 동물, 자연, 소리, 하늘, 바람’과 같은 내용이 상위권에 언급되며 ‘자연’ 자체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올해 상반기 버즈량도 작년 동기간 대비 36%증가했는데요, 이는 훼손된 자연으로 인해 인간이 받는 자연재해와 환경 문제들이 증가하면서 자연의 역할과 가치가 이슈화되고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연’에 대중들의 개인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30년이 넘도록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환경 캠페인을 지속해온 기업 유한킴벌리는 최근 온에어한 TV광고에서 “작은 숲 모여 더 큰 숲으로”를 슬로건으로, 우리의 생활 속 작은 숲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담은 네 편의 영상 광고를 멀티 운영하고 있습니다. 숲의 중요성을 설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직접 그 매력을 담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잠깐의 여유와 힐링뿐 아니라, ‘나도 저 숲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회색 도시에 부는 녹색바람
빅데이터를 통해 본 ‘자연’은 지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주는 해결사였습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학습의 장이 되며,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우리 인간들의 많은 문제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결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에게 한 없이 많은 것을 주고 있기에 자연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과 사랑이 증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엔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가까운 ‘숲’에 가서 더위도 식히며 그간 받은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 훌훌 털어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CONTENTS > Insi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현실을 담고 있는 또 다른 세상 (0) | 2017.06.29 |
---|---|
혼밥, 혼술! 행복한 홀로서기 시대! (0) | 2017.06.29 |
안전한 크리에이티브 (0) | 2017.06.23 |
젊으니까. 멋지고 당당하게 (0) | 2017.06.19 |
쓸모가 있는 광고들 (0) | 2017.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