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놓치고 있는 요즘 것들”
우리 팀 신입사원과 대화하는 게 조금 불편하거나,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그건 매우 당연한 현상이니 너무 염려치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20대와 지금의 20대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꼰X”라고 불리기도 하죠.) 그럼, 20대를 이해하기 위해 2018년도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Trend Keyword 01.
무민세대 [無(없다)+mean(의미)+세대]: 무의미에서 꾸밈없는 의미를 찾다
#그_무민_아님 #무의미의_의미 #무자극
의미가 없기 때문에 더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말랑거리는 반죽을 만지며 오로지 원초적 감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슬라임(액체괴물)>, 빵빵 터지는 재미 보다 마음의 잔잔한 울림과 편안함을 주는 <효리네 민박집> 등 큰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에 20대가 눈길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콘텐츠에 노출되며 살아가는 이들은 자극에 피로함을 느낌과 동시에 ‘쉬어가기’에 대한 욕망을 싹 틔우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쉼과 여유의 가치가 갖는 중요성이 20대에게 더 커진 것이죠.
(좌) 가수 아이유가 직접 올린 슬라임 영상. 업로드 1주일 만에 200만 view를 넘었다고 한다.
(우) 올해 6월 처음 개설된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는 개설 4개월만에 약 4만명의 팬을 돌파했다.
Trend Keyword 02.
잡학피디아 [잡학(雜學)+Wikipedia(백과사전)]: 넓고 얕게 지식을 탐하다
#만만한_지식 #리딩엔터테인먼트 #잡학박사
깊지는 않더라도 여러 개의 우물을 파두려는 만만한 지식을 20대는 다양한 방송, 도서, 인터넷 콘텐츠를 통해 빠르고 쉽게 얻어 가고 있습니다. 덕질로 쌓은 지식이 하나의 능력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로 변화하면서 20대는 스스로 자신의 어떤 덕후가 될지 고민하고, 덕후의 입문과정으로 잡학을 선택하게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쉽고 재미있는 지식을 하나하나 맛보며 무얼 파고들면 좋을지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번, 한 권의 책을 읽고 만나 토론하는 독서모임 <트레바리>는 대학생과 직장인 등 20대 회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Trend Keyword 03.
싫존주의 [싫음(불호)마저+존중하는+~주의(-sim)]: 불호까지 취향으로 존중하다
#좋음에서_싫음으로 #세상에_나쁜_취향은_없다
20대는 오이를 싫어한다는 외침에도 기성세대처럼 편식의 프레임을 씌우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불호를 공감하고 불호로 연대할 뿐입니다. 20대에게 불호가 중요한 이유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행위가 자신을 존중해주는 것과 동일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 키워드였던 ‘나로서기’에서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더 잘 알려고 하는 행위가 더욱 확장되어 나의 불호까지 자신의 일부로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그들이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좌) 오싫모에 이어 술을 싫어하는 모임 과제를 싫어하는 모임 등 무언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모임이 지속적으로 반응을 끌고 있다.
(우) 불호 성향이 드러난 굿즈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Trend Keyword 04.
화이트불편러 [White(하얀)+불편+ -er(~하는 사람)]: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세상을 바꾸다
#너도나도_국민청원 #실력보다_인성 #이거_나도_불편해
여혐 광고는 믿고 가리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참가자의 학교 폭력 논란에 하차를 적극 요구하는 등 사회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치렐루야를 외칠만큼 치킨을 사랑하는 20대지만, 가격 인상, 갑질 논란 등 사회적 이슈가 된 브랜드는 구매하지 않는 등 논란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정권을 바꾸는 일까지 경험한 이들이기에 자신이 조금만 행동하면 우리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다른 그 어떤 세대보다 강해진 것입니다.
(좌)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방송 출연자 하차를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우) 반대로 화이트 불편러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착한 기업을 적극 지지하기도 한다.
Trend Keyword 05.
휘소가치 [휘발적+희소가치(稀少價値)]: 흩어지는 가치에 지갑을 열다
#휘발비용 #소신소비 #텅장이라도_괜찮아
20대는 소비를 하는 순간부터 효용을 느끼는 순간까지의 도달을 줄임으로써 보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합니다. 감성을 소비하는 순간에 느끼는 일시적 만족감이 곧 20대가 어딜 가서 무얼 보고 뭘 먹을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예전엔 볼펜을 구입하는 이유가 글씨를 쓰기 위함이었다면, 지금의 20대는 카카오톡 라이언 캐릭터가 새겨진 그 펜을 구매하는 그 순간,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기 위함이 곧 소비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전과 똑같은 구매 효용을 느끼는 것이죠. 소비의 방식 자체는 휘발적이지만 그 과정에 담긴 가치관은 묵직하게 남아 있습니다.
(좌) 2년 전 처음 등장한 인형뽑기방과 가챠샵은 투자 비용 대비 손쉽게 성취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올해 초 매장이 약 70배 증가하기도 했다. (출처: SBS뉴스, 2017.04)
(우) 즉흥 여행 트렌드는 즉각적인 효용감을 중시하는 휘소가치를 진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당장 떠나보자는 컨셉트의 여행 콘텐츠는 20대 팬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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