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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을 찾는 그대에게



어느덧 계절은 한겨울이 되었고, 거리에는 조명이 반짝거립니다. 깊어가는 연말 분위기에 2017년도 마무리할 시간임을 체감합니다. 이렇게 연말이 되면,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를 돌아보고 잠시 한숨 돌리는 순간을 가지게 되는데요, 여러분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지는 않으신가요? 꼭 이렇게 연말이 아니더라도, 현대인은 종종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현상은 사회가 번잡해지고 일상이 바빠지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이번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의 형태를 살펴봅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찾는 휴식 공간

'케렌시아', 들어보셨나요? 헤밍웨이의 '오후의 죽음'이라는 소설에서 등장하는 스페인어입니다. 투우장의 소가 싸움 중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장소라고 하는데요, 소는 특정 장소를 정해 안식을 얻고 다시 싸울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스페인어의 본 뜻은 애정, 애착, 귀소본능 또는 귀소본능의 장소 등이 섞여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트렌드 리포트 도서로 인해 이 '케렌시아'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지친 현대인들에게도 케렌시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아늑한 휴식공간에서 홀로 즐기는 시간에 대한 내용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소셜 분석을 통해 '휴식, 재충전'에 관한 언급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휴식, 재충전' 이 소박한 일상과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일상, 하루, 주말, 카페, 집, 커피, 산책, 책, 취미, 음악 등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입니다. 특급호텔에서 쉬거나, 스파, 마사지 등을 이용하는 거창한 행동보다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휴식, 재충전과 관련한 장소 또한 카페, 집, 바다, 호텔, 공원 등의 순서로 나타나는데요, 특히 호텔은 언급량이 감소한 반면, 카페, 집, 침대, 버스 등 일상 속 공간 언급량은 모두 증가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향이 증가한다는 뜻인데요, '집'의 경우 증가율은 미미하나, 2016년과 2017년 모두 높은 버즈량을 보여줍니다. 

 

 

실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집과 관련한 다양한 트렌드가 있었습니다. 스테이케이션, 홈캠핑,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 즐기는 다양한 활동이 인기였습니다. 집은 번잡하고 위험한 외부로부터 차단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공간인 동시에, 본인의 취향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식처로서 높은 순위로 나타난 것입니다. 소셜 분석에서도 '휴식, 재충전' 연관어 중 '인테리어'의 언급이 높은 순위로 도출되었고, 이는 지난 1년 대비 59.5% 증가하여 적극적 휴식 공간을 즐기는 행태를 반영합니다.  더불어, 결혼을 하여 배우자와 함께 사는 성인 남녀 1,249명에게 '가정 내 본인만의 공간'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약 23%는 개인 방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1.4%는 서재, 드레스룸, 또는 부엌 등 특정 장소를 본인만의 공간으로 여기고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에서 찾아내는 나만의 공간

본인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평소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과 같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집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없다면, 현대인은 어떻게 니즈를 충족할 수 있을까요? 답은 생각 외로 간단했는데요, '혼밥, 혼술'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꽤 오래전에 떠오른 솔로 이코노미 트렌드는 1인 가구의 증가가 큰 원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혼자 하는 다양한 행동들은 반드시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발적 고독을 원하는 현대인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소는 카페입니다. 이제 카페에서 혼자 노트북을 켜 두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건 드물지 않은 모습이죠. 실제 앞서 보신 소셜 분석에서 '휴식, 재충전' 과 관련한 장소 중 카페의 언급량이 지난 1년 대비 47.0%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혼자, 홀로' 와 관련한 언급에서도 카페의 버즈량이 지난해 대비 17.0% 증가했습니다. 



혼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도,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일, 혼자 영화를 보는 일 등 적극적 자발적 고독에 대한 행태도 눈에 띕니다. 최근 1년 이내에, 배우자가 있어도 혼자 여행을 떠난 경험에 대해 무려 35.2%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45.0%는 혼자 영화를 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24시간 혼자 있을 틈이 없는 현대인

왜 자신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을까요? 이는 과거와 달리 외부와의 연결이 24시간 끊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은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든 연락이 가능이 가능하도록 했고, 나아가 일상을 끊임없이 '공유'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나친 정보와 시각적 노출에 의해 우리의 뇌는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바빠졌습니다.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순간도 적어졌지만, '멍 때리기'를 통해 뇌를 쉬게 해 줄 시간조차 줄어들었습니다. 

 

 

틸리언 프로를 통해 성인 남녀에게 디지털의 발달로 인한 피로도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성인 남녀 2,071명 중 35.6%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불필요한 인맥이 너무 많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50.7%는 지인들의 연락이 피곤하다고 응답했으며, 52.1%는 소셜미디어(SNS) 상 인맥을 정리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성인 2명 중 1명은 인맥과 연락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직장인들의 경우, 퇴근 후에도 끊임없는 업무 연락으로 인해 더 피곤할 수 있는데요, 직장인 1,448명 중 53.1%는 퇴근 후 업무 연락을 '가끔 받는다'고 응답했으며 22.4%는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더 본인만의 공간, 본인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죠.


사람은 실제로 외부의 간섭 없이, 자신만의 공간에 있을 때 자아의 관찰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체적 사고와 직관이 가능해지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또한 오히려 혼자 있을 때 강하게 형성된다고 하는데요, 어린아이들이 책이나 이불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다거나 식탁 밑에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하는 '자아 형성' 시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재충전을 위한 휴식공간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해외여행 또는 특급 호텔 방문이 아니라, 익숙한 공원을 산책한다거나 퇴근 후 주차장에서 잠시 라디오를 듣는 일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형태가 됩니다. 오히려 자주 찾는 익숙한 공간에서 가장 본인다움을 찾을 수 있기에 휴식 공간이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사무실의 책상을 본인만의 취향으로 꾸며 놓는 일도 '케렌시아'의 일종이라고 하네요. 

여러분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요? 

다사다난했던 2017년, 본인만의 케렌시아에서 조용히 돌아보고 더 멋있는 2018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