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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감성이 향이 된다면. 조 말론 런던

 

 

2017 6 핀란드 공항. 나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향수를 고르고 있었다. 개인의 취향을 심하게 타기 때문에 누군가가 쓸 향수를 고른다는 건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다. 아무리 비싼 고급 브랜드의 향수라도 곁에 두고 싶지않은 향이라면 무용지물이지 않은가.(물론 교환권을 함께 챙겨주기 때문에 사실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게다가 두어 번의 시향만으로도 코가 금방 마비되는 바람에 후각을 재정비해가며 향을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 결정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던 나는 결국  판매자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그녀는 한국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향을 알려주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남자친구 선물이라고? 그럼 마음에도 들어야 해. 너도 자주 맡게 거니까. 어떤 인기 있는 제품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유레카! 나는 남자친구의 취향을 생각하며 선택지를 좁혀 나갔고 최종 후보에 오른 중에서는 취향에 가까운 향으로 골랐다. 그가 좋아해도 내가 별로면 싫으니까! 크림색 박스에 블랙 리본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 선물 상자를 품에 안자 마치 내가 선물을 받은 설레었다.

 

말론 런던. 내가 브랜드를 처음 만났을 일이다. 

 

“런던에서 고급 주택가에 가고 싶다면 조 말론 런던 매장을 찾아라.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론 런던은 영국 상류층에서 인기가 많은 향수 브랜드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의 결혼식 , 윌리엄 왕세손이 조 말론 런던 향초와 향수가 가득 담긴 커다란 바구니를 왕세손빈에게 선물했다는 유명한 일화다.

 

런던을 넘어 전 세계 61개 이상 지역 및 마켓에서 판매하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말론 런던의 비결은 무엇일까? 말론 런던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가지 키워드를 기억해두자.

 


키워드 1. 브리티시 헤리티지

 

말론 런던은 절제된 스타일과 참신한 세련미라는 매우 영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한다. 런던에서 태어나고 자리 잡은 브랜드답게, 시대 런더너들의 감성을 충실히 반영하는 데 노력한다. 꼼데가르송, 갈리아노, 루이비통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스타일리스트이자 아트 디렉터,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주디 블레임과의 만남을 봐도 그렇다.

 

주디 블레임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브리티시 감성을 내세우는 것으로 유명한데, 자주 활용하는 단추와 핀을 조 말론 런던의 리본에 접목해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다. 게다가 단추 심볼을 이용한 영국을 상징하는 문양의 디자인은 조 말론 런던의 브랜드 이미지와 주디 블레임의 아티스트 철학의 완벽한 시너지로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 둘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키워드 2. 프레그런스 컴바이닝TM

 

? 00향수 뿌렸네?’ 라고 누군가가 말을 건다면 나는 조금 부끄러울 같다. 사생활을 들킨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어떤 향수를 뿌렸는지 정확하게 짚어내는 대신에? 향기 좋네. 무슨 향수 뿌렸어?’라는 반응이 좋다. 마치 나만 알고 있는 향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나에게 말론 런던의 프레그런스 컴바이닝TM 상당히 반가운 기술인데, 하나의 향으로도 완벽하지만, 어떤 향과 조합을 하더라도 뛰어난 향이 연출되기에 나만의 시그니처 향을 구현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과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에 이만큼 필요한 기술이 있을까.

 

 

 

기존 향수 시장에 없던 향을 겹쳐서 연출하는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고 덕분에레이어링 향수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말론 런던 매장의 직원은스타일리스트라고 부른다. 향도 스타일링이 필요하다는 개념이 신선하면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세심하게 케어 받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프레그런스 컴바이닝TM이 가능하도록 제작하기 위해서 제품 기획 단계부터 굉장히 디테일하게 연구를 하는데 특히, 어떠한 조합도 어울릴 수 있도록 원료 개수를 제한하는 절제미를 발휘한다고 한다.

 

 

키워드 3. 기프트 기빙

 

내가 선물을 하기 위해 말론 런던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상대방이 평소에 갖고 싶어 했다는 점을 빼더라도 기프트 패키징 퀄리티가 당장에라도 선물하고 싶어질 정도라는 점에도 있다. 개인적으로 선물은 마음에서 , 포장에서 , 내용물에서 , 번의 감동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포장은 선물의 첫인상이지 않은가. 때문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 시그니처 크림 박스와 블랙 리본은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 말론 런던은 아무리 작은 제품이라도 선물의 품격과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전 구매 고객에게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니 자신을 위해 구매하더라도 선물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당연지사다.

 

실제로 말론 런던은선물하기 좋은 향수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유 없이 선물하는 즐거움이라는 내용을 담은저스트 비코즈(Just Because)’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선물은 주고받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브랜드의 철학을 한 번 더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느 날부턴가 섬유유연제로 향수를 대신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경쟁 PT와 각종 제안 및 촬영 등으로 얼룩진 바쁜 나날을 보내며 나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탓인가 보다 했다. 하지만 사실 이건 핑계다. 향수는 1초 만에 나를 가꿀 수 있는 마법 같은 아이템 아닌가! 향이 바뀌면 기분이 바뀌고, 기분이 바뀌면 그날의 나의 애티튜드가 바뀐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산다고 했던가. 향수 하나 뿌렸을 뿐인데 다른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만큼 가심비 좋은 제품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신경 썼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위해서든 아니면 그냥 기분 전환을 위해서든 이제부터라도 1초의 마법을 매일 부려볼까 한다. 글을 마무리하며 화장대 위에 어질러져 있을 내 향수병들을 잠시 떠올려본다. 드는 생각은 딱 하나. 나를 위한 선물을 할 때가 된 것 같군!

 

 

 

 

 

글. 1enough 권연수 플래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