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인 이람 전 캠프 모바일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 분은 기획한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네이버 블로그, 카페, 밴드 등이 있습니다. 모두 전혀 새로운 것을 개발했거나, 기존의 쟁쟁한 서비스가 있음에도 닮은 듯 다른 관점으로 성공을 거둔 서비스들입니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관심분야를 관찰하다 보면 불편한 게 보이고, 그 불편함을 개선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새 서비스 기획으로 이어졌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가지가 보일 겁니다. 창업을 할 수도 있고 회사에 들어가서 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온 내용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성공하고 미투데이가 실패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람 전 대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성공한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저 역시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신과는 도저히 연결 고리가 전혀 없는 같은 외국인이나 스타가 이 서비스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즐거움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아니겠냐는 생각을 하고 했거든요.
이미 알고 있는 대상과의 연결도 즐겁지만, 예상치 못한 대상과 연결될 때, 그 즐거움은 증폭될 것입니다. 광고 세상에서도 이러한 예상치 못한 만남-연결을 해주는 캠페인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연결의 힘을 보여주는 광고들을 함께 살펴보시죠.
Nestle - Jog for 2 lives
겸사겸사. 제가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OO 하는 김에 XX도 한다는 의미죠? 에너지나 시간의 낭비를 막아주는 느낌도 있죠. 생각 외로 겸사겸사한 캠페인/무브먼트가 많답니다. 샤워하며 쉬를 해서 물을 절약하자는 운동, 러닝 머신 위를 달린 거리만큼 기부를 해주는 것도 일종의 겸사겸사적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소개해 드릴 캠페인 역시 겸사겸사를 잘 활용한 캠페인입니다.
상하이에는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있죠. 장애인들은 아주 작은 일을 하는 데에도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네슬레는 중국에서 물 배달 서비스를 하면서 많은 장애인들이 간단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사는 데도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조깅하는 사람들의 힘을 빌리기로 했죠!
조깅하는 이들과 장애인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네슬레는 ‘为爱跑腿’라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습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켜면 도움 신호가 유저의 지도에 나타납니다. 그중 하나를 고르면 장애인과 연결이 되고, 그들을 위해 작은 심부름을 해줄 수 있습니다. “테이프가 필요해요!” , “전구를 사다 줄 수 있나요?” 와 같은 일이죠.
또 어플리케이션에 프로필이 떠서 몇 번 도움을 받았는지, 몇 번 도움을 주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심부름을 할 때 소요시간, 움직인 거리 등도 기록되죠. 심부름을 많이 해준 이들의 랭킹도 뜹니다. 다른 SNS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 캠페인이 실행된 이후 어플 다운로드 횟수는 1300건이 넘었고, 18,000건이 넘는 심부름이 이어졌습니다. 조깅을 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김과 동시에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장애인은 기분 좋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캠페인이었습니다.
KLM - Lay over with a local
해외여행을 할 때 목적지 간의 거리가 먼 경우에는 다른 국가를 경유해서 가기도 하는데요. 이를 ‘스탑오버’라 합니다. 짧게는 한두 시간부터 길게는 몇 박을 경유지에서 보낼 수 있는데요. 한두 시간이나, 며칠씩 묵을 때는 걱정 없지만 스톱오버가 6시간 이상이라면 나가서 숙소를 잡기도 마냥 공항에만 있기에도 애매한 시간입니다. 네덜란드의 항공사 KLM이 이런 고민을 해소시킬만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ay over with a local’ 캠페인으로 이들이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여행자와 암스테르담의 지역주민을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여행자와 지역주민 모두 자신의 간단한 프로필과 관심사,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언어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어플이 자동적으로 서로를 연결해주는데요.
또 이 어플은 여행자가 지역주민과 만나는 장소인 암스테르담 시티 센터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고 무료 기차 티켓을 제공하며, 제시간에 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여행자는 지역주민과 함께 암스테르담의 곳곳을 누비게 되겠죠!
이 어플리케이션은 아직 사전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어플리케이션이 나오는 것은 3월 1일이고 본격적인 캠페인은 3월 22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파일럿 캠페인이기 때문에 우선은 미국과 캐나다, 이탈리아에서 경유하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지역주민과 여행자를 연결해주어 여행자들에게는 진정한 암스테르담을 보여 주는 동시에 스톱오버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즐기고 지역주민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언어와 문화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Skol Beats - Masquerade ball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사랑에 빠졌던 건, 줄리엣의 집에서 열린 가면 무도회에서였습니다.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외모의 두 사람이었겠지만, 가면을 쓰고 만났기에 더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아름답고 신비한 매력이 있는 유럽의 전통적인 가면 무도회를 브라질의 유명 맥주 브랜드 스콜 비츠가 재연해냈습니다.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말이죠.
스콜 비츠가 재연해낸 가면 무도회는 ‘SNS세대’를 위해 기획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스콜 비츠는 MIT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3D 프린터로 특별한 가면을 제작했습니다. 이 가면은 가면을 쓰는 사람의 페이스북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가면으로 전송되도록 설계되었는데요. 각자의 가면이 가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이나 취미를 선별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나와 상대방이 잘 맞을 것 같으면 초록색으로, 그렇지 않으면 빨간색으로 빛나는 가면은 2월 6일에 개최된 Rio Music Carnival에서 무료로 배포되었습니다. 이제 뮤직 페스티벌과 맥주 브랜드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죠. 부스를 설치하고 맥주를 나눠주는 것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LAN air - Christmas in airplane mode
연결의 힘은 연결을 끊었을 때 강하게 발휘될지도 모릅니다. 스마트폰을 에어플레인 모드로 연결한 채 여행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화의 중요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전했습니다.
요즘은 같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가도 각자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게 많은 가족들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칠레의 란 항공(LAN Air) 가족들 간 대화의 중요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란 항공은 칠레 산티아고에 거점을 둔 항공사로, 칠레의 대표적인 항공사입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실바 가족들 역시 다른 가족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함께 있음에도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인터넷을 하죠. 란 항공은 이들이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란 항공을 타고 여행을 가게 된 실바 가족은 비행기에 탑승한 순간 스마트폰을 모두 에어플레인 모드로 바꿔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게 되는데요.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는 “실바 가족을 제외한 모든 탑승객은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제해도 좋다”는 안내 방송을 듣게 됩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승무원이 에어플레인 모드를 한 채로 핸드폰을 작은 상자에 보관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영문을 모른 채 여행지로 향하게 되는 실바 가족은 5일 동안 쿠스코에서 여느 때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동안 나누지 못 했던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많이 알아가게 된 실바 가족은, 마지막 밤 핸드폰을 돌려받았을 때에도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란 항공은 이 가족을 통해 가족이 서로 함께 보내는 시간 동안 스마트폰이 얼마나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지, 그리고 스마트폰이 없다면 얼마나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란 항공은 가족 간의 사랑을 담은 또 다른 캠페인을 진행하였는데요. 어머니의 날을 맞았지만 서로 만날 수 없는 어머니와 아들을 위해, 비행시간 동안 아들의 영상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전달하여 모자와 승객들에게 감동적인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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